이포 CC 주변 맛집. 청석골 - 우연히 발견한 맛집

와이프랑 아기를 태우고 훌쩍 떠난 여행. 장흥계곡을 가겠답시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출발했는데, 양주 장흥계곡이 아닌 여주 장흥계곡에 우리를 데려다 놓았다. 운전을 시작하기 전에 내비게이션을 조작했어야 했는데, 즉흥적으로 훌쩍 떠난 여행이다 보니 엉뚱한 곳에 내렸다. 하지만 그 엉뚱한 곳에서 오히려 한적하면서도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을 실컷 즐길 수 있었다. 어찌 되었건 식사는 해야 했기에 식당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청석골'. 이포 CC 주변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네이버 검색해도 한군데밖에 나오지 않아서 조금 걱정을 했지만, 너무 만족스럽게 잘 먹었던 집. 골프에 'ㄱ'도 모르지만 골프장 주변 음식점을 먹고 반했다.

외출은 즐거워~

청석골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하호리 에 위치하고 있는 청석골은 가족단위로 운영하고 있는 식당같았다. 우리가 1시 30분쯤에 들어갔는데, 사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아버님과 직원(?)으로 추정되는 분이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래도 우리가 들어가자 엄청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손님이 왔다고 드시던 식사를 멈추고 우리를 챙겨주셨다. 시골이어서 사람들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를 제외하고도 몇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락처는 031-886-2077 청석골

먼저 나온 청석골 밑반찬

가운데 있는 잎은 뽕잎~

가운데 콩잎처럼 보였던 잎은 "뽕잎"이라고 한다. 마약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괜히 뽕잎을 먹어보는 게 신기했다. 여태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외 반찬으로 아기를 먹이고 있었고, 아기와 함께 왔다는 이유로 계란찜을 무료(?!!)로 주셨다. 그리고 밑반찬에 젓가락이 가려던 찰나에 사장님께서 우리를 말렸다.

"먹지 마세요. 제육볶음 나오면 같이 먹어요"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을 생각이었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주 메뉴인 제육볶음이 나오길 기다렸다. 

청석골 식사 - 제육볶음

오매 탐스럽게 찍힌 것~ 고기도 큼직큼직, 양도 푸짐 가격은 1인에 15000원

제육볶음 1인에 15000원이어서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양도 푸짐하고 딱봐도 맛있어 보여서 사실 너무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었다. 게다가 사장님께서는 "뽕잎에 싸 먹으면 훨씬 더 맛있다"는 팁도 주셔서 기쁘게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무너무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천천히 먹을 수가 없었다.

고기를 한두점 먹었을 때 갑자기 비닐장갑을 끼고 등장한 사장님. 왜 그러신가 했더니 "노루 궁둥이 버섯"을 손으로 찢어서 넣어주고 계셨다. 

노루 궁둥이 버섯을??

버섯갓에 털이 북슬북슬한 모습이 마치 노루의 엉덩이 같다고 하여 노루 궁둥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치매 예방, 당뇨병과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버섯을 찢고 계셨다. 마트에서 종종 보긴 했는데, 굳이 저 돈 내고 구워 먹고 싶지는 않았으나 또 막상 찢어서 주시니... 괜히 설렜다.

버섯은 버섯이었다. 식감이 특이하고 생김새가 특이해서 그렇지 맛은... 버섯 맛이었다. 그래도 약간 보들보들한 털과 같은 느낌이 있는 버섯은 처음이어서 접하는 느낌이 새롭고 좋았다.

청석골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고 나오려던 찰나에...

사장님께서 아기랑 왔다고... 찰옥수수 하나를 집어서 건네주셨다. 그리고 무더운 날 덥지 말라고 '엄청 시원한 냉수' 1병도 같이 쥐어주셨다. 우연히 도착한 먼 곳에서 배도 든든히 채우고 마음도 든든히 채우고 돌아갈 수 있었다.

ps> 제육볶음 치고 1인분에 15000원이면 적은 것은 아니나 노루궁뎅이버섯도 그렇고 이것저것 챙겨주신 것에 괜히 감동한 식당이었다.

ps> 제육볶음 말고도 다른 메뉴가 많았지만... 그냥 그날은 제육볶음을 먹었다. 왜? 내가 먹고 싶어서... 그리고 저녁에 닭을 먹기로 했었기 때문에...

2019.8.12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