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동 시장에는 작은 베트남 음식점이 있다. 이촌동 시장에 올 때마다 가보고 싶었지만, 줄이 길어서 들어가보지 못했다. 기다렸다 먹기에는 항상 배가 고팠던 우리 부부는 항상 줄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식당을 찾아가곤 했다. 그러다 퇴근을 일찍 할 수 있었던 어느 날, 6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줄 서지 않고 르번미에 들어갈 수 있었다.
르번미는 이촌동이 본점이라고 한다. 가게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테이블도 2인석과 4인석 모두 합해 8개 정도가 있다. 서빙을 하는 직원분은 한 분, 주방은 잘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두 분이서 음식을 하고 있는 듯했다. 많은 메뉴가 있었지만 남편과 나는 시그니처 메뉴인 분레와 포크 반미를 먹어보기로 하였다. 사실 분짜도 먹고 싶고 볶음밥도 먹고 싶었는데 다이어트 중인 남편을 위해 다음번에 먹기로 하였다. 그 와중에 남편은 누텔라 바나나 튀김을 먹고 싶어 했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포기!! 식사를 하면서 르번미 가맹점 모집을 한다는 글을 보고 그 와중에 조금 혹하기도 했다.
매장 크기가 작은 편이고 주방이 반 정도는 보이는 구조라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주방 쪽을 보았다. 우리가 들어갈 때는 그래도 테이블이 몇 군데 비어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가고 나서는 만석이 되는 바람에 주방도 많이 바빠 보였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시는 분도 두 분 정도라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분레는 르번미의 시그니처 메뉴로 1여년의 메뉴 테스트 끝에 르번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토마토 베이스의 해산물 쌀국수이다. "건강까지 생각하는 개운한 맛"이라고 소개 되어 있었고 매콤하고 얼큰한 쌀국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토마토 베이스에 새우, 오징어 등의 해산물이 들어 있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의 쌀국수라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르번미의 대표 메뉴였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힌 나는 분레의 그 맛을 온전하게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미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바게트 빵 사이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라 할 수 있는 음식이다. 정확한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프랑스의 식민 시대를 거치면서 프랑스 음식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주로 길거리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하며 베트남에 여행을 갔던 사람이라면 반미에 대한 추억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르번미의 반미에 사용한 빵은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모르긴 몰라도 밀가루에 쌀가루가 섞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바게트 빵 안에 달걀, 야채, 돼지고기와 소스가 들어가 있어서 흔히 먹는 샌드위치와는 조금은 다른 색다른 맛이다. 마찬가지로 코가 막혀서 온전한 맛을 느끼기는 힘들었으니, 다음번에 다시 가서 제대로 먹어봐야겠다.
SNS 이벤트를 하고 이벤트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남편과 나는 오늘도 그릇을 싹싹 비워버렸다. 국물까지 다 먹어버린 분레, 반미가 있었다는 흔적만 남아 있는 반미 바구니를 한참 보고 있으니 SNS 이벤트 음식인 감자튀김이 나왔다.
SNS 이벤트는 감자튀김과 음료수 중에 고르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감자튀김을 선택했다. 감자튀김에 꿀을 버무린 꿀 감자튀김이었는데 꿀맛이었다.
쌀국수와 분짜를 좋아하고 반미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한 번쯤은 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오늘은 비록 코막힘 때문에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했지만 코감기가 다 낫고 나면 다시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동부이촌동의 물가를 생각하면 비교적 가격도 착한 편이라 오늘도 1인당 1만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여러 명이서 오면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방문 예감 1순위인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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